6월 2일 약한 것이 능력이다. | 운영자 | 2024-05-31 | ||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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요즘 주님께서 감사하는 제목 중 하나가 제가 약해지는 것입니다. 은퇴하기 전부터 제 몸의 기능이 점점 약해짐을 느꼈습니다. 나이 드는 자연스런 현상이었습니다. 은퇴한 후 제가 약해졌다는 느낌이 더 자주, 더 실제적으로 듭니다. 그래서 생활 리듬을 조절하고 사역의 양을 조정하는 것이 큰 숙제가 되었습니다. 그러나 이처럼 약해지는 것에 대하여 두렵지만은 않습니다. 오히려 감사한 마음입니다. 저는 약해지면 끝나는 줄 알았습니다. 제가 약해지면 교회는 어려워질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. 사역이 중단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. 아내에게도 두 딸들에게도 불행이 닥쳐 올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. 저를 바라보고 있는 많은 사람들을 실망시키고 혼란에 빠뜨릴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. 그래서 어떻게 해서든지 강해지려 했고 성공해야 한다고 생각하였습니다. 그 때는 사도 바울이 “약한 것을 자랑하리라(고후 11:30)”, “약한 그 때에 강함이라(고후 12:10)” 하신 고백을 솔직히 이해하지 못했습니다. 약한 것을 인정하기도 힘들고, 약한 것을 받아들이기도 쉽지 않은데, 자랑한다니! 그리고 약한 때 강하다니!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믿어지지 않았습니다. 그런데 주님을 계속 바라보면서 사도 바울의 고백이 이해되기 시작했습니다. 약해지는 것이 제가 사는 길이었습니다. 약하기에 진정 주 예수님의 사람이 될 수 있었습니다. 실제로 제가 약해지면서 주 예수님이 제게 더욱 분명해졌습니다. 사도 바울도 약했기에 주 예수님만 바라보았고 오직 예수님 안에 거하기를 힘썼습니다. 그래서 능력있는 사도가 된 것입니다(고후 12:9). “내게 능력 주시는 자 안에서 내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느니라(빌 4:13)”. 십자가는 분명 능력이지만 또한 약함의 상징이기도 합니다. 주 예수님은 그리스도이시지만 우리를 위하여 세상에서 가장 약한 자가 되셨습니다. 그러나 그 십자가를 지나 부활의 영광에 이르셨습니다. 세상에서 가장 강하신 자가 되신 것입니다. 그 예수님이 제 안에 거하심을 알게 되니, 약한 것에 대한 생각이 달라졌습니다.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아 성적이 나쁘다면 부끄러운 일입니다. 그러나 최선을 다했는데도 좋은 성적이 나오지 않았다면 약한 것입니다. 그 약한 것은 부끄러운 일도, 좌절할 일도 아닙니다. 죽을 병에 걸린 것, 인생 밑바닥에 내동이쳐진 처지, 아무 것도 할 수 없이 무능해진 것, 모든 사람들로부터 손가락질 받게 된 것이 감사한 일입니다. 영적으로는 복된 일입니다. 오직 주님만 의지하는 삶을 사는 과정에 반드시 필요한 일이기 때문입니다. - 예수동행일기, 유기성 목사 -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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